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18 - 아빠의 고통 없이 아이의 변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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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3:50 조회1,4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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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일을 한다. 그것도 잘 한다. 아빠가 운영하는 식당을 다녀간 손님들은 음식과 서비스를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고, 직장으로 출근하는 아빠도 상사에게나 부하직원에게 모두 인정받는다. 항상 솔선수범해서 열심히 일하고, 맡은 일은 120% 이루어내고 만다. 아빠는 도전도 즐긴다. 이번에 식당에서는 음식맛을 좋게 하기 위해 한달여 간 고생해서 맏는 소스에 대한 반응이 좋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아빠는 사람들이 성사시키기 어려울 것 같다는 계약도 따내왔다. 이렇게 밖에서 아빠는 남들 하기 어렵다는 일을 고생고생해서 이루어내고 있는데, 도무지 아이들은 고생이란 걸 모르는 것 같다. 아빠가 하는 일까지는 못하더라도 숙제 정도는 하고 놀아야 할 것 같은데, 시간만 나면 TV를 보고, TV를 끄면 이제는 화까지 낸다. 아빠는 아이를 큰 소리로 혼내려 하는데, 엄마가 말린다. 집에서 아이가 TV 보는 것도 하나 통제하지 못하면서 아빠가 혼내는 것까지 말리니 기가 막힌다. 
아빠는 그 어렵다는 상품도 개발하고, 계약도 성사시키는데, 왜 아이는 숙제하고 나서 TV를 보는 간단한 규칙조차 이행하지 못할까? 그게 뭐 어렵다고... 삼성의 이건희 회장에게 ‘사업 아이템을 아무거나 하나 잡아서 1년 안에 10억 매출 올리는 것’과 ‘하루 동안 처음 보는 2살 아이 울리지 않고 돌보기’ 과제를 준다고 해보자. 이건희 회장은 어떤 걸 더 잘 할까? 전교 1등 하는 아이가 어려운 참고서 한 권 읽는 것과 비행청소년이 쉬운 참고서 10페이지 보는 것 중에서는 어떤 게 더 힘들까? 기업 총수가 아이를 보거나, 비행청소년이 책을 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들이 하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고통감이 동반되기 쉽다. 우등생에게 길거리에서 돈뺏기를 시키면 어려워할 것이 예상되는 것과 비행청소년이 책보기를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 같은 것이다.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해결하기가 힘든거다. 
저녁에 아이가 TV를 보지 않기를 원한다면 TV 대신 다른 할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처음엔 TV보다 재미가 없을 테니까 누군가 붙잡고 앉아서 TV 말고 다른 것이 더 재미있거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알려줘야 한다. 책을 읽히고 싶다면 아빠는 스마트폰 대신 책을 같이 들고 있어야 하고, 건전한 보드게임을 하게 만들고 싶다면, 류현진 경기를 포기하고 게임 규칙을 익혀서 유치하더라도 아이와 신나게 놀 수 있어야 한다. 아빠가 류현진 경기를 포기하는 고통감을 감수하지 못하면 아이도 TV를 포기하는 고통감을 견디려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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